한국멘사 창립 신문기사
등록일 l 06-01-03 21:12 조회 l 4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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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찾아서....

인류를 위한 영재들의 모임 ‘멘사’

(사진생략/멘사는 높은 지능지수를 활용해 인류의 평화와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세계 각국이 영재교육에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의 10대 영재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수학 실력을 뽐내고 있다.)

복잡한 세상, 머리도 아프겠지만, 잠시 짬을 내 IQ(지능지수) 테스트를 한번 해보자.
<문제1: 두명의 타이피스트가 2분 동안 2페이지를 타자로 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6분 동안 18페이지를 타자로 치는 데는 몇 명의 타이피스트가 필요할까요?>….
쉽게 정답을 구했다구요? 그렇다면 한 문제 더 풀어보자.
<문제2: 다음 숫자들 사이에 정확히 플러스(+)와 마이너스(-) 표시를 넣어 모든 숫자의 합이 1이 되도록 하라. 0 1 2 4 8 16> ….
이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요. 그러면 하나 더. <문제3: 다음 다섯 개의 영어단어 앞에 모두 붙어 또 다른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네 글자로 된 영어단어는? Card, Box, Code, Bag, Haste>…. 이것도 맞췄습니까? 그렇다면 당신도 이제 ‘멘사’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16세 이상 IQ 테스트로 국내 회원 뽑아
(사진/국내 사회단체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멘사 한국지부 창립모임 회원들.)

최근 영재(英才)들로 이루어진 국제조직으로 알려진 멘사(Mensa)가 국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단체의 한국지부가 조만간 창립될 예정 이기 때문이다.
‘멘사 한국지부’(Mensa Korea) 창립 준비를 위한 모임은 오는 3월16일 서울 삼성그룹 본관 8층 국제회의실에서 ‘4차 IQ 테스트’를 치러 예비 회원 모집에 나선다. 이 모임은 지난해 중순부터 서울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벌여왔는데, 이번 시험 뒤 준비과정을 마무리 해 이르면 4월중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관 마련 작업이 한창이다. 정관이 확정되면 멘사본부의 승인을 받고, 국내 사회단체로 등록해 본격 활동에 나설 참이다.
이 모임은 이미 지난해 3차례에 걸친 IQ 테스트를 통해, 3백86명의 예비 회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7월 중순 1차 테스트 때 1백50여명, 10월 2차와 12월 3차 때 각각 1백20여명 등 우수한 두뇌들이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모두 1백48 이상의 IQ점수를 받은 사람들이다. 이 모임은 4차 시험 뒤에도 격월로 꾸준히 회원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멘사가 주목을 끄는 것은 이 조직이 이른바 머리 좋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인식되고 있는데다가, 영재교육에 대한 연구 및 지원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교육개혁 차원에서 영재교육을 추진 중이나, 여전히 이에 대한 일반적 개념조차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멘사 본부가 회원에 연령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것과는 달리, 멘사 한국 지부는 만 16이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이러한 모임에 들 경우, 자칫 지나친 주위의 기대를 이기지 못해 오히려 잘못되는 경우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3차에 걸쳐 확보된 예비회원은 주로 고교생 이상의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교생이 20%, 대학이 나 대학원생이 40%나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일반인이나 직장인들이다. 여성 회원은 35% 정도다.
연령을 제한하자, 초·중학생들을 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자신의 자녀가 아직 어린데 어떻게 시험에 응시 할 수 없겠느냐는 내용이 주류라는 것이다. 열성적이다 못해 극성적이기까지 한 우리 교육열을 드러내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멘사가 ‘IQ 148 이상’으로 회원을 제한하는 것은, 이 수치가 전체 인구의 상위 2%에 해당된다는 통계 때문이다. 따라서 회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멘사가 주관하는 IQ 테스트에서 148 이상을 얻어야 한다. 멘사의 IQ 테스트는 기존 우리나라 학교에서 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시험은 멘사 본부의 문제은행에서 걸러낸 36문항의 문제를 40분 동안 치르도록 돼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수리나 도형 문제가 전부다. 원래 멘사 본부가 시행하는 시험문제는 수리나 도형뿐 아니라 언어능력까지 포함되지만, 우리의 경우 영어권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언어영역은 제외되고 있다.

“교육개혁 차원의 영재교육 시금석”

멘사는 1946년 영국 옥스포드에서 변호사인 롤랜드 베릴과 법률가인 렌스 웨어에 의해 “천재들의 두뇌를 인류의 발전과 복지를 위해 최대한 활용 한다”는 취지로 창립된 단체다. 특히 일정한 테스트를 거쳐 IQ가 높은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천재들의 모임’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현재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멘사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전세계에 33개국의 지부를 가지고 있고, 회 원만도 10만5천여명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지난해 현재 5만4백여 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은 3만6천6백여명이다. 아시아권에서는 말레이시아가 2천1백여명으로 가장 많고, 싱가포르 2백45명, 일본 1백여명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멘사는 이미 많은 국가에서 지명도가 높은 단체로 알려져 있다. 유고에서는 내전 중에도 멘사 자격시험이 치러질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며, 일반인들 가운데 도 모르는 사람들이 휠씬 많다.
라틴어인 멘사는 ‘둥근 탁자’란 뜻으로 “인종이나 종교, 국적, 정견, 나이, 교육수준 등에 관계없이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공동의 이상을 추구 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따라서 멘사는 ‘인류의 이익을 위해 인간지 능의 속성을 규명해 이를 육성하는 한편 지능의 본질, 성격, 이용에 대한 연구 활동을 촉진해 회원들에게 고무적인 지적 사회환경을 제공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멘사 본부는 우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각국 지부 회원들간의 정보교 류나 지적 교류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또한 <인터내셔널 저널>도 발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특히 멘사 본부는 각국 지부를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주요 활동은 여러 가지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특별한 취미활동 모임인 ‘시그’(Sig:Special Interest Group)가 가장 활성화돼 있다. 각국 회원들이 각자의 취미와 관심사에 따라, 분자생물학 ·우주과학 등 전문분야에서부터 빵굽기·포도주 담그기·만화 그리기· 양봉·탭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교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이 ‘사이트’(Sight:Service of International Guidence and Hos pitality to Travellers)로, 각국을 여행하는 회원들은 그곳의 사이트를 통해 민박 알선과 여행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멘사 본부는 또한 ‘MFGC’(Mensa Foundation for Gifted Children)를 통해, 각국의 영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따른 것 이다.


국제교류도 모색… 유명인사 다수 참여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멘사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만간 창립될 멘사 한국지부는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시그(동아리모임)의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3월 현재 25개의 시그가 활동중이다. 미술감상동호회인 ‘예감’을 비롯해, 초현상분야를 연구하는 ‘아카샤’(AKASHA), 주로 당구와 볼링으로 친목을 다지는 ‘공사랑’, 문화비평모임인 ‘클레임’(CLAIM), 댄스모임 인 ‘사이키 블루’(PSYCHE BLUE) 등 다양하다. 또 천체관측을 하는 ‘과학’시그와 ‘두뇌스포츠’ ‘배낭여행’ ‘스키’ ‘심리철학’ ‘음악 ’ ‘만화’ ‘프로그래밍’ ‘해외 애니메이션’ ‘전쟁’ ‘연금술’ ‘인터넷’ 시그 등이 있다. 이런 많은 시그에 회원은 중복으로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시그는 3백50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멘사 한국지부는 또 조직이 틀을 잡으면,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외국의 정보를 취합해 우리 교육기관에 제공해주고, 나름대로 연구도 하는 등 영재교육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이것이 국내에 뿌리내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멘사라는 존재는 동시통역가인 안효진(여)씨 등에 의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안씨 등 11명은 한국지부 준비모임 생기기 전인 지난 85년부터 개별적으로 멘사 본부의 시험에 응시해 회원이 됐다. 자국내에 멘사 지부가 없는 사람들은 직접 본부에 응시해 통과하면, 멘사인터내셔널 회원으로 활동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후 안효진씨가 지난해 5월 하순께 국내 중앙일간지에 한국지부의 창립 준비와 예비회원모집 등을 알리는 홍보에 나서면서, 멘사는 국내 세인들 의 관심을 끌게 됐다. 이어 멘사 본부의 지원 아래, 국내서 지난해 7월5 일과 6일 사이 1차 IQ 테스트를 통해 1백50여명의 예비회원이 탄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다음 한국지부 창립 준비를 위해, 1차 시험에 통과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기획 및 재정, 홍보, 회원관리, 테스트, 편집 등의 분과로 나뉘어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창간 준비호는 두 번 냈다.
멘사 한국지부는 영국에 있는 본부 쪽의 관심이 높고 지원도 좋아, 자체 준비만 잘 되면 출범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본 부의 에드워드 빈센트 사무총장이 내한해 3차례 시험을 치르는데 상당한 역할과 조언을 해줬다. 특히 본부에서 우리나라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합격률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보통 시험 합격률이 30~40%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70~80%에 이른다고 한다. 이에 고무된 멘사 본부는 앞으로 한국에서의 발전 가능성을 1위로 꼽으며, 한국지부가 사무실 마련을 위해 필요한 수천만 원대의 임대료도 지원해주기로 약속해놓은 상태다.
멘사 각국지부 회원 가운데는 유명인사가 많다. 포드자동차사의 전 회장인 도널드 피터슨을 비롯해,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주인공 지나 데이비스, 도미노의 귀재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는 밥 스페샤, IQ 2백28로 세계 최고의 지능지수를 기록한 마릴린 보스 사반트, 피츠버그 심포니의 피아니스트 패트리샤 프래티스 제닝스(여), 버지니아대학 국제법 교수인 존 엔 무어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현재 3백86명의 한국 예비회원 가운 데 아직 유명인은 없다.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학생들인 데 다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터다. 그러나 이 모임이 대중들에 크게 인식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저명인사들의 참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재열풍에 치맛바람 몰아칠 가능성도

멘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가령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스>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면 멘사와 같은 모임에 시간낭비를 하지 않을 것 ’이라는 비판을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또 멘사 본부가 마련하는 IQ 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사람들은 실제로 지능지수가 높다고 해도, 이를 두 고 ‘천재 집단’ 운운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IQ가 사람의 지능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멘사 관계자들도 지능 수치와 성적 등에 민감한 우리 실정에서 자칫 ‘IQ 1백48 이상’이라는 자격규정이 문젯거리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또 천재 의식 혹은 지나친 교육열을 수반한 ‘치맛바람’을 걱정하기도 한다.
어쨌든 멘사 한국지부는 앞으로 격월로 회원 자격시험을 치르는 등 회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개인 연회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싼 편인 3 만원선으로 잡고 있다. 혹 자신의 지능지수가 남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높은 지능지수를 인류의 평등과 평화를 위해 쓰겠다’는 고귀한 멘사의 이상을 가슴에 새기며, 멘사의 문을 두드려 보면 어떨지. (응시문의: 02-545-5441, 응시료 2만7천원)

김경무 기자        &copy; 한겨레신문사 1997년03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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