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커버스토리]둘이 합쳐 IQ 314 멘사커플 이기봉-정진희씨
등록일 l 05-09-30 10:19 조회 l 4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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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둘이 합쳐 IQ 314 멘사커플 이기봉-정진희씨
동아일보 2005-09-30 03:34
 
[동아일보]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이기봉(36) 연구위원과 정진희(30) 연구원 부부.

사내 커플인 이들은 국내 ‘첫 CFA 부부’라는 진기록의 주인공이다.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공인재무분석사)는 미국 투자관리연구협회가 증권 금융 분야의 최고 전문가임을 인증하는 자격증이다. 시험 기간만 3년이 걸리는데 남편 이 씨는 2001년, 아내 정 씨는 올해 이 시험에 통과했다.

국내에서 CFA 자격증을 가진 이는 650여 명.이들 부부에게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두 사람 모두 ‘천재들의 집단’인 멘사(MENSA)의 회원이다.

멘사는 인류 상위 2% 이내에 든다는 지능지수(IQ) 148 이상의 사람들이 가입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한사코 자기 IQ를 공개하기를 고사했으나 두 사람의 것을 합하면 314. 타고난 두뇌에 CFA 자격증도 딴 ‘천재 부부’.이들의 ‘남다를 듯 말 듯한’ 일상을 가나다순의 키워드로 들여다봤다.》

CFA는 매년 6월에 치르기 때문에 최종 3차 시험까지 보는 데 3년이 걸린다. 이들 부부는 한 번씩 떨어져 각각 4년 만에 통과했다.

이 씨가 CFA 공부를 처음 시작한 1998년은 국내 자격증 소지자가 10명 안팎이었을 정도로 생소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 국내 금융 시장의 붕괴를 보며 외국 투자가에게 맞설 경험과 지식을 얻고 싶었다”며 “고객으로부터 우연히 얻은 투자 정보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CFA가 직업 윤리를 강조하는 대목이 가장 솔깃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이 씨와 결혼 직후 남편의 권유로 도전했다.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온 정 씨는 “공부할 때마다 남편이 자리를 지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웃었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이들 부부는 “남들보다 머리가 뛰어나 성공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CFA 시험을 준비한 4년 내내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했다. 특히 정 씨는 신혼의 단꿈을 접고 주말마다 도서관에서 땀을 쏟았다. 정 씨는 “기억력이 안 좋아 돌아서면 잊어버려 쉬지 않고 반복 학습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이 씨는 입사 1년간 자정 전에 퇴근한 적이 하루도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서 적응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며 “IQ가 높다고 빨리 배울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자 스스로를 갉아먹는 만용”이라고 말했다.

▽두뇌(頭腦)▽

이들은 학창 시절 IQ 검사에서 둘 다 155 이상을 기록해 두뇌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암기에 젬병(이 씨)” “어휘력이 떨어졌다(정 씨)”며 “천재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암기보다 논리력이나 이해력이 높은 형. 여러 방면에 지식이 풍부하고 작문에 능하다. 그의 보고서는 차분하면서도 논리 정연하다는 평을 듣는다.

정 씨는 수열이나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나다. 맛에 대한 감각이 탁월해 한번 맛본 요리를 똑같이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씨는 “퍼즐이나 숨은그림찾기를 하면 아내의 집중력과 속도가 엄청나 따라 잡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로맨스▽

이 씨는 정 씨가 2001년 입사했을 때부터 남다르게 봤다. “일도 깔끔하게 처리하고 적극적인” 정 씨에게 호감을 느꼈다. 정 씨는 한 선배로부터 이 씨를 소개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회사 동료여서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회식 등에서 어울리며 정 씨도 이 씨에게 마음이 끌렸고 두 사람은 2001년 가을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의 내한 공연을 보며 첫 데이트를 가졌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것은 이 씨가 해외출장 때 사온 노란색 페라가모 스카프를 선물하면서. 이 씨는 “선물을 받고도 매지 않아 속을 끓였다”며 “몇 달 이후 매고 나온 걸 보고 마음이 움직였음을 알았다”고 기억했다.

▽멘사▽

서로에 대한 기억은 정 씨의 입사 이후 시작됐지만 두 사람은 이전에 만난 적 있다. 부부는 1997년 봄에 두어달 차이로 한국 멘사(MENSA Korea)에 가입해 정기 모임에도 여러 번 나갔으니 서로에 대한 구체적 기억만 없을 뿐이다.

이 씨는 한국 멘사가 생기기 전인 1992년 미국에서 멘사 회원이 된 형의 권유로 가입했다. 이 씨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 별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가입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학생이었던 정 씨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라고 가입 이유를 말했다.

▽부모님▽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즐거움을 맛보며 자랐다. 이 씨의 부모는 아이가 TV를 멀리 하고 언제든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서재를 꾸몄다. 물건 욕심이 없는 이 씨가 유독 책 욕심이 많은 것도 그 영향 때문이다.

정 씨의 부모는 1남 4녀의 막내인 정 씨가 뭐든지 스스로 하도록 맡겨 놓았다. 정 씨는 “내 결정을 늘 존중해 주셨다”며 “과외도 강요한 적 없어 오히려 내가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두 집안은 모두 가족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어릴 때부터 가족 간 대화 시간을 많이 가졌고, 지금도 정기적인 가족 모임은 꼭 참석하도록 한다.

▽부부싸움▽

두뇌가 좋은 이들은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니 자주 싸우지 않을까. 그러나 이들은 결혼 생활 2년이 넘도록 제대로 싸움 한번 한 적이 없다.

둘 다 차분한 데다 서로에게 져주려고 하는 편이라 싸움이 벌어지지도 않고 기분이 상할 땐 말을 아끼고 나중에 대화한다고 한다. 이 씨는 “한두 번 먼저 화를 낸 적도 있었는데 아내가 사려 깊고 슬기롭게 대처한다”고 말했다.

▽스타일▽

두 사람은 각각 180cm, 172cm의 키여서 아무 옷이나 잘 어울리지만 심플하면서 우아한 스타일을 즐긴다. 인터뷰 날 입고 나온 이 씨의 블루 셔츠와 정 씨의 주황색 카디건이 파스텔 톤으로 잘 매치됐다. 이날 눈에 띄었던 이 씨의 노란색 에르메스 넥타이와 정 씨의 크리스티앙 디오르 목걸이도 서로가 골라준 선물.

이 씨는 옷 입는 스타일부터 집안 인테리어까지 정 씨의 결정에 따르는 편. 하지만 “(남편이)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훌륭한 조언을 한다”는 게 아내의 귀띔이다.

▽연봉▽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사내 규정상 연봉을 공개할 수 없다. 이 씨는 성과에 따라 사내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는 애널리스트여서 특히 조심스럽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연구위원과 연구원이라면 둘이 합쳐 연봉 2억 원이 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주량▽

이 씨는 소주 2병은 거뜬히 마실 정도지만 술주정은 없다. 취했다 싶으면 집에 가서 잔다. 정 씨는 많이 마시지 않으나 가끔 남편과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이 씨는 “아직 취한 걸 본 적 없으니 아내가 훨씬 잘 마시는 셈”이라며 웃었다.

최근 둘이 가장 즐기는 술은 이 씨의 형이 추천한 보르도의 대표 와인 중 하나인 샤토 칼롱 세귀. 이 와인은 라벨에 있는 하트 문양 때문에 일본에서 밸런타인 데이 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취미▽

이 씨는 새로운 전자 제품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얼리어답터다. 최근 가장 관심을 둔 제품은 디빅스(Dvix) 플레이어. 디빅스 플레이어는 AVI·MPEG 파일을 TV에 연결해 감상하는 제품이다. 정 씨는 “남편은 제품을 새로 사면 기능을 모두 분석하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했다.

정 씨는 퍼즐의 천재. 1000피스 그림퍼즐도 하룻밤 만에 완성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검색에 따르면 1000피스 퍼즐을 다 맞추려면 보통 3일에서 1주일 정도 걸린다.

▽키드(kid-아이)▽

내년쯤 아이를 가질 계획. 천재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천재가 될지는 모를 일이다. 이들은 “아이의 IQ가 높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도록 교육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테스트▽

두 사람은 지금까지 살면서 치른 시험에서 딱 한번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둘 다 CFA 최종 관문에서 한 번씩 탈락했다. 운전 면허 시험도 한 번만에 패스.

▽행복▽

이들은 ‘서로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고 한다. 부부가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방의 선택이나 결정을 존중하려 한다는 것. 이런 마음은 이미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가득했다. 인터뷰에서 질문을 할 때마다 둘은 곧장 대답하기보다 서로를 잠시 응시했다. 눈빛 대화가 끝나고 한 사람이 얘기를 시작하면 상대는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여 줬다. 사진 촬영 때는 자기보다 상대가 어떻게 보이는지 서로의 옷매무새와 표정에 신경을 썼다. 천재 부부가 가진 ‘행복의 열쇠’는 그것이었다.

글=정양환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변영욱 기자 [email protected]

▼한국 멘사는 어떤 곳인가▼

멘사는 라틴어로 “둥근 탁자”라는 뜻. 멘산(mensan·멘사 회원)이 되면 인종 종교 등과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는 의미다.

1964년 영국에서 처음 설립돼 현재 활동 중인 회원은 10만여 명. 가입은 했으나 활동하지 않는 준회원은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멘사는 1996년 7월 첫 테스트가 열렸으며 2000년 5월 22일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정회원은 500여 명이며, 준회원은 2900여 명이다.

멘사 회원들의 신상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한때 멘사 홈페이지에 “회원 중에 상고 출신이 있느냐”는 질문이 올라왔으나 멘사 측은 “조사하지도 않고 필요성도 못 느낀다”는 우문현답을 내놨다.

현재 멘사 정회원 중에는 20대가 60∼70%로 가장 많은데 30대가 되면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남녀 비율은 7 대 3이며 정보기술(IT)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멘사 측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IQ가 떨어진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나이가 들면 지적인 능력은 퇴화하나 지능지수는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을 비교한 것이므로 절대적인 지수는 없다.

국내 멘사 가입 테스트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현재 서울 강남역 인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온라인 등으로 신청할 수 있다. 평균 60∼70여 명이 응시하며 통과율은 70% 안팎.

한국 멘사 회장인 지형범(46) 한국정보공학 부사장은 “멘사는 지적 능력을 가진 이들이 모여 인류의 발전과 복지를 위해 논의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사회 활동에 적극 나서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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